[CONSTITUTIONAL] AIP: ArbOS Version 40 Callisto
오늘은 이더리움의 Pectra 하드포크에 발맞추어 아비트럼도 L1과 동등한 속도로 진화시킨 OS 버전인 ‘ArbOS 40(Callisto)’에 대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해당 업그레이드는 단순한 버전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아비트럼이 레이어-1과 동등한 속도로 진화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업그레이드인 동시에 여러가지 기존 OS가 가졌던 문제점을 해결하는 단계라고도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아비트럼은 그 직후 Callisto를 가동해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분명한 답을 제시합니다.
계정 추상화, 이제는 ‘지갑 기능’ 수준으로
EIP-7702가 가장 크게 바꾸는 부분은 “EOA도 스마트 컨트랙트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사용자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복합 거래—그러니까 토큰 승인을 먼저 누르고, 이어서 스왑을 실행하고, 마지막으로 스테이킹 계약에 넣는 흐름—은 서명 한 번으로 끝납니다. 비결은 트랜잭션 안에 짧은 바이트코드(‘임시 코드’)를 함께 실어 보내는 구조입니다. 해당 코드는 블록에 기록되는 순간 곧바로 실행되고, 역할을 마치면 다시 사라져 계정 자체가 무겁게 남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4337이 요구하던 ‘번들러 서버’나 ‘EntryPoint 계약’이 필요 없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기업형 지갑이 얻는 이점이 큽니다. 회사 대표 계정에 “마케팅팀 키는 하루 1,000 USDC까지만 송금 가능”처럼 온체인 정책을 심어 두면, 별도 회계 모듈 없이도 지갑 자체가 권한을 강제합니다. 또 Paymaster를 활용해 가스를 후불로 처리할 수 있으니, 사용자는 메인 계정 잔액이 부족해도 NFT 민팅이나 게임 아이템 구매를 끊김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BLS12-381 프리컴파일, 고가치 자산을 위한 120-비트 안전망
EIP-2537은 이더리움에서 처음으로 BLS12-381 곡선 연산을 네이티브 명령어로 제공합니다. 그동안 EVM은 BN254 곡선만 지원해 80-비트 보안이 한계였는데, BLS12-381은 암호 강도를 120-비트까지 끌어올립니다. 무엇이 달라질까요?
요컨대 EIP-2537은 고비용이어서 현실적으러 어렵던 설계를 현실적인 가스비로 끌어내리는 것이 키 포인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EIP-2935, 하루 넘게 열려 있는 블록 해시 창
스마트 컨트랙트는 보통 BLOCKHASH
명령으로 256개 전(約 50분) 블록 해시까지만 읽을 수 있었습니다. EIP-2935는 시스템 컨트랙트에 8192개 L1 블록, 즉 약 27 시간 분량의 해시를 보존하고, Callisto는 같은 정책을 L2 버전으로 가져옵니다. 그 결과 생태계 전반에 세 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첫째, 모바일 라이트 클라이언트가 전체 체인을 내려받지 않아도 최근 해시만으로 무결성을 자체 검증해, 온체인 지갑 경험이 더 가벼워집니다.
둘째, DEX와 오라클이 외부 서비스 없이도 24시간 이동평균가격(TWAP)을 온체인에서 직접 계산할 수 있어, 가격 조작 위험이 줄어듭니다.
셋째, Orbit 체인(혹은 Layer3)이 상위 L2 블록 해시만 확인해도 부모 체인의 안전 상태를 점검할 수 있어, 경량 검증 경로가 훨씬 단순해집니다. 추가 인덱싱 없이도 과거 데이터를 빠르게 참조할 수 있으니, 데이터 인덱서 운영비 절감 효과도 꽤 크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여튼 개요가 길었으나, 이러한 페인 포인트들을 Callisto가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또한 개발자께서는 이더리움과 동일한 코드를 유지한 채 새로운 기능을 즉시 활용하실 수 있고, 프로토콜 팀은 고비용 암호 연산을 L2 네이티브 가스로 소화하며, 사용자는 한 번의 서명으로 복합 거래를 마치고 가스를 후불로 결제하는 간결한 경험을 얻게 됩니다. 여기에 Stylus 캐시 버그까지 해결되어 Rust 컨트랙트의 메모리 안정성도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를 얻고도 있습니다.
Callisto 업그레이드 시기에 대하여
2024년 3월, 이더리움 메인넷이 덴쿤(Dencun)을 먼저 적용하고 아비트럼이 Atlas를 후속 적용했을 때 커뮤니티는 “왜 동시에 진행하지 않는가”라는 피드백이 많았어요. 실제로 L1과 L2를 한날한시에 업그레이드하면 시기적으로 일치되어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하드포크 직후에는 의도치 않은 버그나 규격 미세 차이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L2가 이를 그대로 떠안으면 네트워크가 멈추는 동안 사용자들이 자금을 인출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 롤업 증명 체계가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L1에서 모든 신규 기능이 안정화된 뒤 L2가 따라가면, L1 자산은 그대로 보호되고 L2는 검증된 코드를 가져올 수 있어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팀들이 2월 13일까지 Pectra 지원 버전을 내고, 메인넷이 4월 8일 하드포크를 마칠 때까지 사소한 호환 오류를 해결한 뒤, 아비트럼이 Callisto를 활성화한다면 동일한 안전망이 구축됩니다. 속도보다 안전을 우선한 이 전략은 L2 사용자가 “업그레이드 때문에 내 자산이 잠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을 지니며, DAO 역시 버그 대응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